역사적 배경
식민지 시대와 지주계급의 형성
필리핀의 문제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세기 말, 스페인은 필리핀에서 사탕수수와 코코넛 등을 중심으로 하는 플랜테이션을 도입하여 지주계급을 형성했습니다. 이 플랜테이션 체제는 필리핀의 지주계급에게 부의 쏠림 현상을 만들었으며, 자작농들은 파산해버리고 그들의 토지는 대지주에게 소유가 되었습니다.
스페인은 이러한 문제를 인지했지만, 권력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 경영에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방관하거나 부추겼습니다.
독립 이후의 경제적 상황
1960년대의 필리핀
1960년대, 필리핀은 비교적 높은 경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1960년 필리핀의 1인당 GDP는 올해 263달러였고, 한국은 158달러였다.
필리핀은 미국의 경제 원조를 바탕으로 제조 분야에서 성장을 이룩하였으며, 금, 구리, 니켈, 크롬 등 각종 자원도 풍부했습니다.
또한, 연중 온화한 기후와 비옥한 토질로 인해 쌀, 옥수수, 바나나, 설탕, 사탕수수 등 농작물 생산도 풍부했습니다.
정치적 문제와 경제적 후퇴
막사이사이 대통령의 시기
1953년, 막사이사이 대통령이 필리핀의 제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필리핀은 잠시 동안 경제적 및 정치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막사이사이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근절하고 토지개혁을 추진하며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1957년 3월 17일, 막사이사이 대통령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하면서 필리핀의 황금기는 끝나게 되었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독재정치
막사이사이 대통령의 사망 이후, 1965년 마르코스 대통령이 제1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필리핀은 21년간의 독재정치 속에 빠지게 됩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초기에는 농공업 정책을 시행하고 토지개혁을 시도했지만, 곧 부정부패에 빠져버렸습니다.
마르코스와 그의 가족은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며, 부정과 비리가 일상화되었습니다. 이 시기 동안 지주들은 농업을 넘어 기업화되기 시작하며, 정경유착이 심해졌습니다.
구조적 문제
토지개혁의 실패
필리핀의 가장 큰 문제는 토지개혁의 실패입니다.
한국과 대만은 성공적인 토지개혁을 통해 토지 귀족을 해체하고 재분배를 통해 국민 개개인이 수탈 받지 않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필리핀은 토지개혁에 실패하여 건국 초기에 불평등이 구조화되어, 몇몇 강력한 가문이 국가의 모든 산업을 사유화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필리핀의 빈부격차는 극단적으로 심해졌습니다.
후견주의와 부정부패
필리핀의 정치 체계는 후견주의로 특징지어집니다.
지주계급은 가난한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는 대신 표를 가져갔으며, 이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표를 교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 인해 부는 더 편중되었고, 가난은 대물림되었습니다.
마르코스 정부 이후로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가 몇 십년 동안 지속되면서, 필리핀의 국민들의 국민성 자체가 변해버렸습니다.
현재의 상황
빈곤율과 인재 유출
2021년 필리핀 빈곤율은 18.1%로, 약 2천만 명의 사람들이 한달에 24만원도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필리핀 5세 이하 아동의 32%는 영양실조에 따른 심각한 발육 부진을 겪고 있으며, 필리핀 국민 중 60%는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병원 등 의료 케어를 받지 못합니다.
필리핀의 인재 유출도 심각한 상황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필리핀인들은 필리핀을 벗어나 해외에서 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경제적 구조적 문제
필리핀의 경제는 제조업 비중이 작고 서비스업에 치중하며, 외국투자에 대한 의존율이 높습니다.
이는 필리핀 경제가 파이가 작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이 파이를 키우는 방법은 외화를 가져오는 것밖에 없지만, 필리핀의 경우 수출의 제조업이 약하고, 사람은 해외로 유출되는 등 여러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결론
필리핀의 가난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및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입니다.
낙후된 정치체계, 토지개혁의 실패, 후견주의와 부정부패 등이 필리핀의 경제적 후퇴를 가져온 주요 원인입니다.
필리핀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보아 하면, 필리핀의 가난은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명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