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녀가 먹은 건 마늘이 아니었다고?
단군 신화 속 웅녀가 먹었다는 마늘. 하지만 사실 이 시기에 마늘은 한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마늘의 원산지는 서아시아로, 한국에는 통일신라 시기에야 전파되었다고 합니다.
웅녀가 먹은 ‘마늘’은 실제로는 달래나 무릇과 같은 자생식물을 지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죠.
중국 명나라의 본초강목에도 마늘(대산)이 서역에서 들어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웅녀가 먹었던 산(蒜)은 우리가 생각하는 마늘이 아니라, 달래나 다른 자생 식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쌈의 필수품, 상추와 깻잎은 어디서 왔을까?
한국의 대표적인 식문화 중 하나인 쌈. 상추와 깻잎 없이는 쌈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 둘 모두 한국에서 자생하지 않은 외래 작물입니다.
- 깻잎: 원산지는 인도의 고산지대입니다.
무역을 통해 불교와 함께 들깨가 전파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에 들어온 시기는 삼국시대 또는 통일신라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 상추: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으로, 7세기 이후 페르시아를 거쳐 동아시아로 유입되었습니다.
고려시대에는 이미 상추로 쌈을 싸 먹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원나라 귀족들 사이에서도 고려식 상추 쌈이 유행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죠.
수박, 딸기, 포도: 과일에도 긴 여정이 있었다
- 수박: 수박의 원산지는 아프리카입니다.
처음에는 쓴맛을 지닌 야생 수박이었으나, 이집트에서 재배를 시작하며 점차 단맛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몽골 지배 시기, 고려 개성에 처음으로 수박이 심어졌다고 전해집니다.
- 딸기: 우리가 즐겨 먹는 딸기는 한국의 전통 품종이 아닙니다.
현재의 딸기는 18세기 유럽에서 북미와 칠레의 야생 딸기를 교배하여 탄생한 품종입니다.
한국에는 1960년대에 유입되어 ‘대학 1호’라는 품종으로 첫 재배가 이루어졌습니다.
- 포도: 포도는 인류가 재배한 가장 오래된 과일 중 하나로, 원산지는 중동 지역입니다.
신라 시기에 처음 한국에 전해졌고, 조선 시대부터 본격적인 재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양파는 구한말에 들어온 외래 작물
양파는 지금 한국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이지만, 원산지가 서아시아로 한국에는 구한말 무렵 일본과 미국을 통해 들어온 품종입니다.
이전의 기록에서 언급된 ‘호총’은 양파가 아니라 달래에 가까운 식물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식탁 위에 담긴 세계의 역사
우리가 먹는 많은 식재료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무역과 교류의 산물입니다.
무역로를 따라 퍼진 작물들은 각 나라의 식문화를 풍성하게 만들었고, 현대의 농업 기술은 이 작물들을 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재배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다음번에 식탁에 올라온 과일과 채소를 볼 때, 그들이 걸어온 긴 여정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가을 제철 음식도 함께 떠올리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해 봅니다. 여러분은 어떤 가을 음식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이번 글을 보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속 식재료에 담긴 숨은 이야기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 다음 주에도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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