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노무현입니다. 저는 이번에 또 김대중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왜 또 거기로 갔냐 이렇게 물으십니다.
누가 대통령감이냐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이 난국을 풀어갈 수 있겠느냐 이렇게 묻지 않습니다.
참 답답한 일입니다.
5년 전에도 그랬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이 나라가 잘 될 거냐 이렇게 묻지를 않고 너 왜 거기 줄 섰냐 이렇게 물었습니다.
5년 전 김영삼 대통령은 머리는 빌리면 된다.이렇게 말했습니다. 스스로 식견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신 것입니다.
저는 식견이 부족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큰일이 날 거라고 간곡히 여러분들께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대통령으로 뽑혔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이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이 나라는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또 우리가 남이 가 이런 얘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고도 이 나라가 잘 돌아갈 것 같습니까? 경제 위기가 풀릴 것 같습니까? 참 걱정스럽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야당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여당으로 가버렸습니다.
권력에 줄서서 지역감정 이용해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그런 계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원칙도 소신도 없이 야당 하다가 여당 들어가버린 그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큰일 날 것이라고 여러분들께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이 한마디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주었습니다.
이회창 후보는 법치 아니면 문민정부가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김영삼 대통령과 헤어졌습니다.
그것은 김영삼 정권을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정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그 인식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그 이 소신 있고 용기 있는 행동 개혁적이고 민주적인 새로운 지도자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지지와 성원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대쪽 총리라는 외로운 이름까지 붙여 주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2년 앞두고 어느 날 갑자기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더니, 다시 민자당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김영삼 후보는 노태우 대통령에게 매달려서 그의 도움으로 대통령후보가 후보가 되고 나서는 자기는 노태우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이고 민자당은 민정당과는 전혀 별개의 정당인 것처럼 그렇게 행세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과 민정당의 후계자라는 것이 선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그런 계산이었습니다.
이회창 후보도 김영삼 대통령의 도움으로 후보가 되었습니다.
그 역시 후보가 되고 나서는 김영삼 대통령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계산으로 오늘의 이 위기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술 더 떠서 당 이름까지 한나라당으로 바꾸어버리고 자기도 그리고 한나라당도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뜻이 행동하고 있습니다. 5년전 닮아도 너무 닮았습니다.
원칙과 소신을 버리고 권력에 줄을 선 것도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정치적 후견인을 버리고 구박하는 것도 우리가 남이가 이렇게 지역 감정을 부추기는 것도 김영삼 씨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김윤환 씨와 최병렬씨가 5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이해창 후보의 선거사령탑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모두 5년 전 그대로입니다.
만일 이들이 소위 그들이 말하는 대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다면, 이 나라의 5년 후가 어떻게 될지 정말 걱정입니다. 이번만큼은 우린 유권자 여러분들이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는 우선 경제부터 살리고 봐야 합니다.
누가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는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여러분들도 tv 토론을 보셨지 않습니까? 정치는 정당이 하는 것입니다.
후보 바꾸고 총재 바꾸고 당 이름 바꾼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때는 김영삼 대통령과 민주계가 민자당을 완전히 접수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김영삼 대통령의 북방정책도 개혁정책도 모두가 그의 뜻대로 잘 돌아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모든 사람들은 그 실패의 원인이 오로지 김영삼 대통령의 무능 때문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자당 내의 5-6공 세력들이 김영삼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 대해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지만 않았더라면 실패하더라도 이렇게 처참하게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김영삼 정권의 개혁정책은 민자당내 5-6공세력들의 조직적인 저항에 부딪쳐서 결국 실패해버리고 말은 것입니다.
그러다가 한보사건이 터지자 숨을 죽이고 있던 민자당내 5-6공 세력들은 때를 만난 듯이 김영삼 정권을 흔들었습니다.
행정조직 권력기관 그리고 각계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이들이 총궐기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민주계를 몰아붙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당권은 90년 3당 합당 이전의 민자당내 5-6공 수구 세력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결국 김영삼 대통령은 90년 3당 합당 이후 지난 7년 동안 민자당내 5-6공 수구 세력들의 정권 연장에 잠시 얼굴을 빌려주고 만 꼴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그 민자당내 5-6공 수구세력의 등에 업힌 이해창 후보나 조순 총재가 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김영삼 대통령은 정치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 9단이라고 했고 오랜 야당 생활 속에서 똘똘 뭉쳐졌던 30년 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개혁을 한답시고 한번 해볼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 조순 총재는 김영삼 대통령만한 정치 경험도 없고 조직도 없습니다. 5-6공 수구세력의 월급쟁이 사장 이상 아무것도 아닙니다.
결국 이번에도 이해창후보가 당선된다는 것은 민정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5-6공당의 정권연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해창후보는 깨끗한 정치 그리고 정직한 정치를 얘기합니다. 그러나 이해창 후보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한나라당의 수천억 원에 이르는 거대재산은 과연 어디서 나온 것인가?
군사정권 시절 바로 민정당 시절 총칼로서 국민을 위협하고 세무사찰로 국민을 협박해서 긁어모은 부정한 재산 아닙니까. 바로 부정축재한 부정재산입니다. 어떻게 보면 장물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물려받은 호화판 당사에 앉아서 자신들은 엄청나게 정치자금을 펑펑 쓰면서 거기에 비하면 10분의 1도 안 되는 야당의 정치자금에 시비를 걸어보겠다고 남의 계좌를 뒷조사하는 이런 치사한 짓을 하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깨끗한 정치 정직한 정치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습니까?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우선 당당하고 공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생명입니다.
이회창 후보도 우리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장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육공 수구세력의 정당이라는 것이고. 하나는 이회창 후보의 그동안의 경험이 이 경제난국을 풀어나가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이렇게 어려워진 것은 김영삼 대통령의 무능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외국의 일부 언론과 imf 조사단도 지적했듯이 관치경제 그리고 정경유착 재벌경제가 그 원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경제 구조는 바로 5-6공 시절의 기득권 세력들이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이들은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구조조정을 반대해 왔고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은 지금까지 바로 이들의 이익을 대변해 왔습니다.
바로 신한국당의 이름을 바꾼 것이 한나라당입니다. 결국 한나라당은 오늘의 이 경제 위기를 초래한 주범입니다.
따라서 한나라당으로는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서 이렇게 부르면 어떨까요?
나라를 망하게 한 나라당 나라를 망하게 한 정경유착과 재벌 경제의 원조들에게 나라 경제를 다시 맡긴다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 가게를 맡기는 꼴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회창 후보는 대법관 감사원장을 지낸 아주 유능한 분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정치도 경제도 다 잘 풀어갈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재판이나 감사라는 것은 지나간 일을 놓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입니다.
거기에 반해서 정치와 경제라는 것은 복잡한 현실 위에서 하루하루 변해가는 변화무쌍한 내일을 내다보면서 미래를 설계하고 창조해 나가는 것입니다.
서로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그런 직업입니다.
따라서 모든 일을 융통성 없는 법의 잣대만 가지고 재단만 하던 그런 경험을 가지고는 결코 풀어갈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21일 저녁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각 당 후보와 총재들의 청와대 회동에서 이회창 후보는 대통령의 apec 회의 참석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경제가 부도가 나서 외국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사정이라면 돈 빌려줄 사람들을 만나서 부탁도 하고 설득도 하고 그렇게 해야 될 일입니다. 그런데 기왕에 열기로 되어 있는 이 국제회의조차 참석하지 말라고 했다고 하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경제와 외교에 대한 이런 정도의 인식 수준을 가지고 어떻게 이 어려운 경제난국을 풀어나가겠다는 것입니까?
경제가 위기에 빠지니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가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선진국의 예를 들면서 사람을 잘라내는 계획이 그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업 수당이 잘 보장돼 있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는 그야말로 대책 없는 실직을 당해야 됩니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정말 걱정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이런 시기에 만일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서민들은 어떻게 될까요?
이회창 씨는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서 온실에서 귀공자로 자랐고 그야말로 운이 좋아서 20대 고시에 합격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영감님으로만 대접받고 살아왔습니다. 시험 한 번 떨어져 본 일도 없고 선거 한 번 떨어져서 기죽어 본 일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특권층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그래서 자기 아들만은 군대에도 못 보낸 것 아닐까요? 이런 사람이 우리 서민을 대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겠습니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서민들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걱정스럽습니다. 저는 14대 총선에서 부산에서 허삼수 씨에게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95년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문정수씨에게 또 떨어졌고요.
당선되면 김대중이 대통령 된다. 이 한마디로 선거는 끝나버렸습니다.
지난해 15대 총선에서 우리는 민주당 소속으로 3김 청산과 세대 교체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지역 바람에 침몰하고 만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이 뼈아픈 실패를 통해서 새로운 정치도 그리고 정치개혁도 지역감정이 먼저 해결되지 않고는 결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다시 삼김청산의 깃발을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들고 있는 이 깃발은 결국 5-6공 세력들의 정권 연장을 위한 호남 따돌리기를 다시 한번 해보자는 지역감정의 선동 그 이상의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역감정 정말 이대로는 안 됩니다. 물론 지역감정 걱정하지 않는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자기 지역의 지역감정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고 항상 다른 지역의 지역감정만 문제를 삼는 데 있는 것입니다.
이 망국적인 지역 감정을 해결하려면 서로가 양보해야 합니다.
부산 출신의 김정길 의원 그리고 저 노무현 89년 야당 통합운동을 시작한 이래 줄곧 야당을 지키면서 그리고 지역주의에 맞서 왔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모든 정치인이 이렇게만 한다면, 지역감정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내리 세 번씩이나 떨어졌습니다. 이상 더 정치인으로서 살아남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어떤 정치인에게 이 어려운 결단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유권자 여러분들께서 결단을 내려주셔야 합니다. 이번에는 영남의 유권자 여러분들께서 양보하실 차례입니다. 물론 호남이 90% 이상 똘똘 뭉쳐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구 경북 지역은 31년간 정권을 잡아왔고 부산 경남도 30년 야당 지도자 김영삼 씨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영남 출신 후보자도 없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여러분들이 결단을 내려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시면 호남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워하겠습니까? 국민화합이 따로 있습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국민화합이고 동서화합이 될 것입니다.
부산 경남의 유권자 여러분 김정길 노무현은 야당 하다가 여당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야당 없는 민주주의가 없고 정치를 동서로 가른다면 나라도 동서로 갈라질 것이라고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 뺏지만을 바랬다면 14대 15대 언제라도 줄을 바꾸어 서서 당선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지 않았습니다. 세 번식이나 연거푸 떨어지고도 김정길과 저는 아직 그래도 좀은 가능성이 있는 정치인으로 남아있습니다. 대의와 명분을 지켰고 그것을 여러분들이 성원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부산 경남의 유권자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이 뽑아준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참으로 민망스럽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제 김정길과 저 여러분들의 자존심을 지키겠습니다.
이번에 한번 도와주십시오.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반드시 동서화합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 노무현과 김정길은 동서화합의 중심에 서서 화해와 통합의 정치를 한번 해나가겠습니다.
그래서 이 나라 어디를 가든 배척받지 않는 그런 정치 지도자가 되어서 나라의 미래를 한번 짊어져 보고 싶습니다.
해방 이후 한 번도 이루어보지 못한 정권교체 그리고 동서화합 그 선택이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결코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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